본문 바로가기

'대목 장날 풍경'(2009.10.4) - 용문교회 - 목양일기

Top 영역 건너뛰기
Top 영역 끝
본문 바로가기
본문 시작

목양일기
제목

'대목 장날 풍경'(2009.10.4)

“대목 장날 풍경”

 

 추석을 앞두고 마지막 서는 장날을 ‘대목 장날’이라고 부른다. 사전을 찾아보니 ‘대목’이라는 말은,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경기가 가장 활발한 시기’를 뜻하는 말이었다.

 

 용문장도 ‘대목 장날’ 풍경은 보통 때의 장과는 많이 달랐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물건들도 풍성했다.

 그런데 목양실 앞에서 옷 장사를 하시는 분과 테이프 파는 분이 장기를 두고 있었다. 대목 장날에!

 “아니, 오늘 대목장인데, 이렇게 장기나 두고 한가롭게 지내서 되겠습니까?” 평상시에도 늘 인사를 하며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기에 한 말씀 건넸다. 그랬더니 “그러게요. 옷 장사, 대목장이라고 특별히 잘 되는 것 없습니다.” 그러셨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옛날 어렵게 살던 그 시절의 추석 명절이 훨씬 더 깊은 맛과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다.

 추석 명절이 가까워 오면 “엄마, 추석이고 그런데 나 남방 하나 꼭 사줘....” 떼를 쓰며 졸라댔다. 그러면 엄마는 ‘막 장날’, 바로 ‘대목 장날’까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미루셨다. 그러면 철없는 아이는 ‘막 장날’ 아예 엄마 치마끈을 붙잡고 울어 제친다. 옷 사달라고... 그래서 간신히 바지 하나, 남방 하나 얻어 입었던 ‘대목 장날’의 추억!

 그리고 추석이 하루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 집집마다 송편을 빚고, 식혜를 하고, 전을 부치고..... 음식들을 푸짐하게 장만한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추석, 설이 아니더라고 필요하면 쉽게 새 옷을 사 입는다. 평상시에도 맛있는 것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그러다보니 추석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옷을 사거나, 옛날처럼 그렇게 많은 음식들을 장만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추석 명절 때 ‘집에서 손으로 빚어 만든 송편’이 가장 귀한 음식이 되었다.

 

 그러므로 ‘풍요’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은, 그 어려웠던 시절 추석 명절이 가져다주었던 넉넉함, 고마움, 즐거움, 기쁨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감사의 마음, 부모 공경, 형제간의 우애도 예전 같지 못한 것을 느낀다.

 

 

 그렇다. 고난과 궁핍이 가져다주는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러므로 풍부에 처할 줄도 알고 비천에 처할 줄도 아는 ‘자족의 신앙’을 가져야겠다는 것을 추석 ‘대목 장날’, 새롭게 깨닫는다.

Facebook Comment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목록

문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