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돌아갈 수 없어 감사하고,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설렌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주관으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 토론회’가 있었다. 모두의 입에서 나온 말,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였다. 성전 꽉꽉 찬 주일예배,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한동안 혼미했다. 우울했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새로 시작하면 된다.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감사하지 않은가? 돌아갈 수 없어 감사하고,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설레기까지 한다.
‘석양’을 보라. 오늘의 마감과 내일의 마중이 교차하는 자리다. 오늘로 돌아갈 수 없다. 그 뜨거운 땡볕 아래로 돌아갈 수 없다. 아니 돌아가고 싶지 않다. 새로운 날, 내일이 오고 있으니.... 내일이 있기에 어둠도 밉지 않다. 두렵지 않다. 감동이다. 매일 그 자리를 반복하지만, 언제나 새 그림을 그린다. 늘 설렘이다.
코로나를 통해 내 인생의 석양을 본다. 석양에 비친 역광 사진, 내 인생의 실루엣을 미리 본다.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설렌다. 돌아갈 수 없어 감사하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라”(사43:18-19) ‘석양’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보인다.
감사와 설렘 속에 ‘아멘송’으로 응답한다. “내일이 있으니 코로나 어둠,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나 혼자 돋보이는 인생이 아니라 배경을 가꾸는 석양 영성을 배우겠습니다.” “세밀하게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감추어주는 여유, 나의 아킬레스건을 강화하겠습니다.” “매일 그 자리, 매일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치열하게 살겠습니다.” “뜨거운 감동을 주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멋진 은퇴를 준비하겠습니다.“
돌아갈 수 없어 감사하고,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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