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없는 목사님”
‘실로암안과병원 이동 진료’가 우리 교회에서 있었다. 이동진료단 단장은 은퇴하신 목사님이신데, 우리 서울노회 교회에서 훌륭하게 목회하시고 얼마 전에 은퇴하신 후, 실로암안과병원에서 봉사하고 계시다.
진료가 진행되는 동안 간간히 목양실에 오셔서 이런 저런 말씀들을 해 주셨다. 평생 목회하시면서 얻으신 통찰들인데, 젊은 후배 목사인 나에게 강의료 하나도 안 받고 말씀해 주셨다. 정말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값진 것들을 얻는 복된 시간이었다.
목사님께서 사역하신 여러 가지 일들을 말씀해 주셨다. 교회 목회는 물론이지만, 목사님은 일꾼을 길러 목회자를 만드는 일, 몽골 선교, 실로암안과병원 사역... 이런 일들에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참여하셨다.
그동안 하신 일들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셨는데, 나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정말 큰 인물이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길러내고, 끊임없이 선교의 지경을 넓혀 나가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목사님의 이런 폭넓고 큰 사역들은 결코 목사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내신 것은 아니다. 목사님께서 하시는 사역들을 후원하는 교회, 돕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일한 것이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목사님은 적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하는 일들을 돕고 동참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동감하는 말이다. 그러나 평생을 목회하시고 은퇴하신 목사님의 삶을 정리하면서 나온 말씀이기에 더욱더 공감이 가고 가슴에 뜨겁게 와 닿았다.
목사님을 배웅해 드리면서 이런 다짐을 했다. ‘그래, 적을 만들지 말자. 아니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품자. 나의 발목을 잡는 적이 있다면 더 사랑하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후원을 받으며, 그 사람들과 함께 보다 폭 넓고 큰 사역들을 감당해 내는 목회자가 되자.’

Facebook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