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행복한 목회자다”
가끔씩 목양실에 들어와 수줍은 얼굴로 “목사님...” 하면서 편지를 건네는 아이가 있다. 때로는 직접 만든 카드며, 작품을 함께 가지고 올 때도 있다.
이 번 주일에도 그랬다. 파스텔톤의 예쁜 골판지를 오려 붙여 정성스럽게 만든 큼지막한 카드를 가져왔는데, 이런 내용의 편지글이 적혀 있었다.
목사님께!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 ○○예요.
목사님 찬양대회 날에요 재미있었어요.
목사님 사랑해요.
그리고 저 어제요 수학 2단원 시험 봤어요. 그래서 85점 맞았어요.
만나면 칭찬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목사님 행복하세요.
그리고 목사님 제가 만든 연필꽂이예요.
제발 받아주세요.
사랑해요. 목사님.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8년 10월 11일
○○올림
맞춤법도 틀리고 글자도 삐툴삐툴했지만 아이의 정성이 듬뿍 담긴 편지와, 색종이를 곱게 접어 붙여 올린 연필꽂이를 받아들고 나는 얼마나 감격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 날 주일에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수학 시험 85점이나 받았어?” 하며 칭찬해 주었다.
지난 번 기관별 찬양대회 때 교역자팀 찬양이 미친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며칠 전에는 어느 분이 목양실에 찾아와서 무언가를 내미셨다. 열쇠고리였다. 그런데 그 열쇠고리에 그 날 찬양대회 때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찬양하며 춤추는 내 사진이 들어 있었다. 대회가 진행되는 날 사진을 찍었고, 사진관에 가서 인화해서 열쇠고리로 제작한 것이다.
그 열쇠고리를 내밀면서 “목사님 이거요.” “목사님 저희들 때문에 힘드실 때 이거 보고 힘내세요.” “저희들 그날 행복했습니다.”
지금도 목양실 책상 위에 그 열쇠고리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가져온 예쁜 카드와 연필꽂이가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
나는 정말 행복한 목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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