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환 선생님”
용문보다 작은 시골 면 소재지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대전의 명문고 입학시험에 낙방을 한 후, 재수를 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그럴 수 없어서, 나는 당시에 가장 실력 없는 아이들이 들어가는 면 소재지의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내가 그 고등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등하교 길에 중학교 선생님들을 만나면 창피해서 숨었다가 선생님들이 지나간 다음에 가곤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최순환선생님을 만났다. 공주사대를 졸업하고 나의 모교로 발령받아 부임하여 오신 선생님! 실력 있는 영어 선생님이셨다. 그리고 첫 부임지라 그런지 열정 또한 대단하셨다.
또, 최순환선생님은 독실한 크리스챤이셨다. 사모님은 학교 근처의 교회 반주자로 봉사하셨다. 그래서 독실한 기독 학생이었고, 공부를 잘(?) 하는 나를 무척 사랑해주셨다. ‘시골 고등학교를 다니지만 꿈을 크게 가지라’고, ‘도시에 있는 실력 있는 학생들을 늘 염두에 두고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의 우상이었던 최순환선생님이 갑작스럽게 전근을 가셨다. 전주에 있는 신흥고등학교, 최순환 선생님의 모교에서 초빙해 가셨다.
선생님이 떠나던 날, 나와 우리 반 친구들은 모두가 다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실력과 열정과 신앙을 가지신 최순환 선생님! 그래서 모두가 존경하고 좋아했던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가신다는 사실이, 고등학교 1학년 순수한 학생들에게는 너무 큰 충격이요 아픔이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전주에 가셔서도 나에게, 전주의 명문 신흥고등학교에서 치루는 모의고사 시험 문제지를 1년 가까이 보내주셨다. 그리고 내가 장로회신학대학교를 갈 때, 진학지도도 해 주셨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 내가 결혼할 때, 그 때에도 선생님은 오셔서 나를 축복해주셨다. 그리고 내가 용문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위임식을 할 때에도 오셔서 나를 축복해주셨다.
지금은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영어선생님으로 계신 최순환선생님! 오는 29일, 찾아뵙기로 했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나의 고등학교 학창시절에 이렇게 좋은 선생님,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지금은 교회의 장로님이 되신 선생님과, 교회의 목사가 된 제자의 만남이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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