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묵상”
「시골살이 25년 판화가 이철수」 이런 제목으로 모 일간지에 실린 ‘이철수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평생 교회 종지기로 살면서 주옥같은 동화를 남긴 권정생을 많은 이가 존경합니다만, 그분의 극단적인 청빈, 세상과의 단절된 삶은 지금도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숲에 들어가면 잘생긴 나무만 있나요. 이해할 수 없이 생긴 나무도 있지요. 권 선생은 세상의 평가를 극도로 혐오했어요. 자신이 천착하는 세계에서 스스로 일궈낸 세계가 좋은 것이면 바깥 평판 이전에 자기 안에 먼저 넘치는 기쁨이 있잖아요. 그것이 가장 진실하고 소중하고요.이미 자족한데 거기에 뭘 더 얹는다는 것은 똥 위에 오줌을 얹는 일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셨죠. 모든 상(賞)을 거절한 것도, TV에서 당신 책 소개하는 걸 극구 반대하며 화내신 것도 그래서였고요.”
―하루하루가 에누리 없이 존재의 절정이어야 한다고 했지요.
“죽음을 좀 더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덜 사나워지고, 덜 욕심내고, 쓸데없는 짓 덜하지 않을까. 밖의 평판 상관없이 지킬 수 있는 자기 긍정이 있어야 대나무가 대나무로 크듯이, 사람이 사람으로 살다가 갈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
연말을 보내고 있다.
자칫하면 바깥 평판에 집착하고, 거기에 따라 울고 웃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게 될 수 있는 때다. 나의 삶을, 나의 사역을 하나님께서 인정하실는지, 하나님께서 박수 쳐주실는지.... 이게 중요한데, 그렇다면 그것으로 자족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꾸만 바깥 평판, 사람의 평판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나의 모습이 부끄럽다.
그리고, 죽음을 좀 더 생각하고 살면, 정말 덜 사나워지고, 덜 욕심내고, 쓸 데 없는 짓 덜 할 것 같다.
‘목사’ 이전에 ‘이언구’라는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존재의 절정’을 이루기 위해 털어버려야 할 것들 털어내고, 고독하지만 하늘을 향해 올곧게 커나가는 대나무로 살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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