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나오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 나른한 햇볕. 성격이 엄하고 몸매가 뚱뚱한 여자 선생님..... 선생님은 「어머니」라는 동화를 이야기해주셨다. 아마 안데르센의 동화였던가.... 아이를 빼앗아간 악마와 싸워 아기를 되찾은 어머니의 이야기였다. 그저 몇 가지 이미지로 혜완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그 이야기는 그런 것이었다.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는 아이를 찾아 나선다. 아이의 행방을 가르쳐주는 이들은 어머니에게 대가를 요구했다. 거위에게 물어보니 거위는 어머니에게 손을 달라 하고 누구는 어머니에게 눈을 달라 하고 가시밭길을 지나는 어머니의 발은 피투성이가 되고 우물에선가..... 어머니는 드디어 자기 아이를 알아볼 수 있는 눈마저 뽑히고.... 어머니는 아기를 찾는다.
어쨌든 그 이야기는 슬프고 감동적이었다.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은혜는 그렇게 큰 것이란다.
하지만 어머니가 되었을 때 혜완은 생각하곤 했었다. 그 감격스런 동화 속에는 분명 근본적인 물음이 빠져 있는 건 아닐까? 악마가 아기를 가져갈 때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었던가? 아기의 아버지는? 친척들은? 사회는? 모두 무엇을 하고 있었나? 그리하여 그녀가 다시 아이를 찾으러 나섰을 때 그들은 어디 있었는가? 왜 그녀 혼자서만 발을 찔리고 눈을 뽑아내는 그 고통을 치러야 했나? 다른 이들은 어디 있었는가? 대체 어디 있었는가?
<거기 서 있었는가 그때에>라는 찬송가가 있다. 주님께서 늘 우리에게 물으시는 질문이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가시밭길을 지나는 어머니처럼 고통 가운데 헤매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 너는 어디에 있었니?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이 폭염의 날에 새삼 수난의 찬송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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