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심장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심장이다.
심장은 언제나 제 주인만을 위해 뛰고, 계속 뛰기 위해서만 뛴다. 타인의 몸속에서 뛸 수 없고 타인의 슬픔 때문에 멈추지도 않는다. 타인의 슬픔에 대해서라면 인간은 자신이 자신에게 한계다. 그러나 이 한계를 인정하되 긍정하지는 못하겠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슬퍼할 줄 아는 생명이기도 하니까. 한계를 슬퍼하면서, 그 슬픔의 힘으로, 타인의 슬픔을 향해 가려고 노력하니까. 그럴 때 인간은 심장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이다.
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시도해도 실패할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자주 둘 다가 되고 마는 심장의 비참. 이 비참에 진저리치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슬픔을 공부한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
신형철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 나오는 글이다.
타인의 슬픔을 향해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슬픔을 공부하는 심장. 이 심장을 가진 자가 ‘사랑’하는 자이리라. 하나님 앞에서 죄송하고, 슬픔과 고통 속에 사는 당신에게 미안하고....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 그러나 그 공부, 계속해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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