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고독은 고통이 아니라 고행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깊은 고독에 잠겼다. ‘국경 폐쇄’, ‘자가 격리’, ‘거리두기’... 세계가 하루아침에 ‘격리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고독은 무서운 고통이었다. 어제까지 EU 동맹국 이웃이었는데, 국경 폐쇄! 하루에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데도 지원이 없었다. 혼자 감당해야 했다. 대구가 고향인 동기 목사의 큰 언니, 코로나 확진자로 음압병동에 옮겨져 격리된 채 치료받다가 결국 홀로 숨을 거두었다. 임종,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자가 격리 14일‘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 14일이 140일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한다. 휴대폰, 유튜브가 있었지만 사람냄새의 그리움에 웃음을 잃었다. 일상 속의 혼 밥은 차라리 낭만이었다. 자가 격리된 채 먹는 14일의 혼 밥은 쓰디 쓴 약이었다.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잘 넘어가지 않는 약이었다. 슬펐다. 고통이었다.
‘격리’로 겪는 고독은 고통이 아니라 고행이었다. 격리 끝나고 돌아온 일상, 일상이 최고의 행복이요 축복임을 알았다. 감사 감사했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격리되어 살아온 두세 달, 인도 ‘뭄바이‘에 15만 마리의 홍학 떼가 날아들었다고 한다. 친구 선교사가 폭탄 맞은 거리 같다던 ‘델리‘에는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기적이었다. 한창 무르익게, 안정감 속에서 보다 더 의욕 있게 목회할 담임목사 23년 차, 어쩌면 욕심, 교만이 생길 법도 할 때다. 코로나 ‘격리’를 경험하면서 ‘마음 비운다’는 말을 실존적 고백으로 하게 된다. ‘마음 비우고, 거품 빼고, 주님만 바라보며 목회’할 것 같다. 코로나 격리가 가져온 ‘고독’이 준 선물이다.
고독은 고통이 아니라 고행이다. 고통을 통해 수행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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