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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물에 밥 말아 먹는 사람들'(2011.8.7) - 용문교회 - 목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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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일기
제목

'찬 물에 밥 말아 먹는 사람들'(2011.8.7)

“찬 물에 밥 말아 먹는 사람들”

 

 목회자에게 휴가는 쉼과 재충전의 시간이요, 그러므로 목회의 연장이다.

 휴가 때마다 들르는 곳이 있다. 이 번에도 그랬다. 바로 형제보다 더 편하고 허물이 없고 친한 친구 목사, 임실교회 담임목사인 송목사집에 가는 것이다.

 월요일, 먼저 친구목사와 함께 무주에서 그 지역목회자들과 함께 땡 볕에 테니스를 치고, 저녁에 송목사 집에서 묵으면서 새벽 1시까지 목사, 사모들의 수다 파티를 벌였다. 예전에는 새벽3시, 4시까지 수다를 떨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새벽 1시까지로 제한했다.

 

 이튿날, 서둘러 일찍 나오려고 했지만 9시 조금 넘어 임실을 나와 광주 무등산 증심사 입구로 향했다. 무등산 산행에 나선 것이다.

 아내와 둘이서 해발 1,100미터 무등산 정상 ‘서석대’에 올랐다. 무등산 최고봉은 1,187미터 ‘천왕봉’인데, 군사시설로 통제되어 있어서 현재의 무등산 정상은 ‘서석대’였다.

 증심사 입구에서 11시 경에 출발해서 ‘서인봉’을 거쳐 올라 ‘서석대’ 정상을 오른 후, 증심사 쪽으로 내려오니 오후 5시가 넘었다. 무등산 종주를 한 셈이었다. 역시 땡볕이었지만,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산을 오르는 자만이 느끼고 누릴 수 있는 성취감과 기쁨을 만끽하였다.

 

 무등산 아래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광주 근교 ‘화순’에서 ‘인스나인’ 예술도자기 제조업을 하고 있는 군대 친구 박**, 황** 부부를 만났다. 학사장교 동기인데,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늘 가까운 친구이다. 남도 일대에서 꽤 유명한 미술작가 부부인데, 지금은 예술 도자기, 타일 벽화, 예술 화장실 제조업을 하고 있다. 그 외에 광주비엔날레 일, 지역의 미술관계 일들을 하고 있다.

 직원들 휴가 보내고, 시공 현장과 공장을 누비며 여름을 잊고 바쁘게 사는 친구 부부! 반갑게 맞이하면서 점심식사 대접하겠다고 우리 부부를 데리고 간 곳이 ‘화순’에 있는 ‘수림정’이라는 한정식집이었다.

 점심 특선으로 제공되는 ‘굴비구이 정식’을 먹었다. 음식? 하면 전라남도 아닌가? 기대가 되었다. 역시..... 그릇 하나 하나 하며,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곧 이어 음식이 차려 나오는데, 놀라운 것은 여러 가지 남도 음식 반찬에 주 메뉴는 굴비 구이와 쌀밥, 그리고 얼음을 둥둥 떠 놓은 냉수, 찬 물이었다. 국도 아니고 찌개도 아닌, 대접에 어름을 둥둥 띄운 찬 물! 찬 물에 밥을 말아 밥숟가락에 굴비구이를 한 점 얹어 먹는 것이다.

 옛날 어렵게 살던 시절, 우리 고향 충청도에서는 반찬이 없는 여름, 찬 물에 밥을 말아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신 김치 한 쪽 얹어 먹었는데, 여기에서 나온 발상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맛과 정갈함, 신선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니 그 근처를 지나게 되면 반드시 찾아갈 것 같다.

 

 여러 가지 양념들로 치장되어 이렇게 저렇게 복잡하게 섞여 있는 우리의 삶!

 ‘찬 물에 밥 말아 먹는 사람들’처럼 담백하고 정갈하고 신선한, 투명하고 단순하고 장식이 많지 않은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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