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필그림 하우스’에서 구역장 권찰 산상기도회를 가졌다. 처음으로 버스 3대를 대절해서 교구별로 1대씩 타고 2시간 가까이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정말 잘 지어진 수양관이었다.
흑인 예수님 십자가 그림이 인상적인 ‘겟세마네 채플’에서 예배를 드리고, 전망이 좋은 식당에서 깔끔하게 차려진 점심식사를 했다. 장소가 쾌적하고 좋아서 그런지 기분도 좋았고, 밥도 맛있었다.
식당에서 바로 나오면, 요즘 새로 짓는 교회들마다 가장 많은 신경을 써서 마련하는 ‘까페’가 있었고, 그 옆에는 자그마한 ‘도서실’도 있었다. 110여 명의 구역장 권찰들이 분위기 좋은 까페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젊은이들이 즐겨 마시는 고급스러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며,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하하호’, ‘소곤소곤’, ‘왁자지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 어떤 분은 도서실에서 책을 보기도 하고, 잘 지어진 건물 구석구석을 투어하면서 그동안 분주하게 사느라고 가져보지 못했던 모처럼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나는 도서실을 거쳐, ‘침묵 기도실’로 들어갔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작았다. 그러나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몇 몇 사람들이 정말 침묵하며 기도하는 자리였는데, 나도 무릎을 꿇고 침묵 속에 묵상 기도를 드렸다. 그날 설교 주제처럼 나를 비우는 기도, 제 정신으로 살지 않고 예수 정신으로 살기 위한 묵상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는 나와서 ‘갤러리’도 들리고, 건물 곳곳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테라스’도 거닐어 보고 그랬다. 아쉬웠던 것은 건물 옥상에 마련되어 있는 ‘개인 기도실’을 들어가 보지 못했고, 산책로를 거닐어 보지 못한 점이었다. 앞으로 개인적으로 며칠 와서 쉬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볼 생각이다. 그리고 항존직분자들이 함께 와서 수련회 하면서 건물과 시설들을 둘러보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날 점심식사 하려고 식당에 가면서 연세 많으신 권사님하고 함께 거닐었다. 인사를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권사님을 안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연세가 많으신 권사님이니까 안아드려도 괜찮을거예요.” 하면서 많은 구역장 권찰들이 있는 데서 안아 드렸다. 그러면서 내 입에서 나온 말이 “권사님, 이제 세월이 많이 흐르다보니 정이 들었나 봐요!” 그랬다. 그랬더니 권사님도 “그래요 목사님 이런 저런 정이 많이 들었지요.” 그러셨다.
정말 그랬다. 그날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마주한 구역장 권찰들, 침묵 기도실에서 함께 기도한 구역장, 권찰들, 안수하며 기도한 구역장 권찰들, 함께 식사하면서 얼굴 맞댄 구역장 권찰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정말 정이 많이 든 것 같다. 그래서 더 기쁘고 은혜롭고 행복한 구역장 권찰 산상기도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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