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할 말이 턱 밑에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참았더니 소화가 되지 않아서 밤인데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왜 그 때 조목조목, 이렇게 저렇게 말하지 못했던가?
분하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했다.
이런 상태가 사흘, 나흘, 닷새...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주님 생각을 했다. 십자가 지신 주님 생각을 했다.
주님은 나보다 더 할 말이 많으셨을 것이다.
전혀 흠이 없으시고, 의롭고, 완전하신 분이 주님 아닌가?
그러나 주님은 하고 싶은 말, 다 하지 않으셨다.
일일이 다 대꾸하지도 않으셨다.
그저 묵묵히 십자가를 지고 가셨다.
‘나도 그래야지....’
‘하고 싶은 말 다 하지 않은 것이 잘 한 일이구나.....’ 생각되었다.
그러나 며칠 후 또 실패하고 말았다.
그냥 듣기만 했어야 하는데 몇 마디 말을 하고 말았다.
후회스러웠다. 마음이 무거웠다.
침묵하고, 듣기만 하고...
목회하면서 짊어져야 할 십자가, 정말 무겁지만 그저 묵묵히 짊어지고,
바보처럼, 고독하게, 그 길을 걸어가는 자가 목회자 아닌가?
사순절에, 침묵과 묵묵히 십자가 지는 훈련,
그리고, 골고다 언덕길 홀로 오르는 고독을 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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