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
긴 ‘설 연휴’였다.
늘 긴박하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그리고 충분히 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그리고 소중한 가족들과 한 주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맛있는 음식도 즐거움의 하나였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기에, 그리고 처가는 제주도라서 가기가 어렵고.... 그래서 늘 명절날 아침에 서울에 사시는 큰 형님 댁에 간다.
이번에도 그랬다. 청주에 사시는 둘째 형님 식구들과 함께 세 형제가 모였다.
그동안 큰 형님 댁이 많이 어려웠는데,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것 같아서 좋았다. 예배를 드리고 세배를 하고, 형수님이 준비하신 떡국과 설음식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충북 보은에 사시는 큰 누님 댁으로 향했다.
올 해는 이상하게 누님 댁에 가고 싶어졌다.
보통 때는 길이 막혀서 엄두를 못 냈는데, 이번에는 특히 아이들이 “아빠, 길이 막혀도 가자. 그게 명절 아냐?.....” 하였다. 그래서 큰 형님 댁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정오가 다 되어서 출발했다.
그런데 웬걸, 이렇게 길이 막힐 수가..... 서울에서 보은까지 가는 길, 모든 길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간신히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로 접어들어서야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있었다. 결국 5시간 걸려 보은 누님 댁에 도착하였다.
고생스러웠지만 ‘가길 잘했다.’ ‘오길 잘했다.’는 말들을 했다. 우리 가족도 그랬고, 누님과 매형도 그러셨다. 특히 우리 두 아이들이 좋아했다.
예전부터 큰 누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할머니와 같았다. 가면 늘 많은 것들을 챙겨주셨고, 우리 가족들에게 정을 듬뿍 담아 주셨다.
이번에도 그러셨다. 옛날에 우리 어머님이 해 주셨던 설음식들, 식혜, 호박고지 떡, 게장, 각종 전, 강정까지.... 그리고 오는 길에 이것저것 푸짐하게 싸 주셨다.
불과 두 시간 정도 머물렀다가 올라왔지만, 아내와 아이들 모두 좋아했다. 누님과 매형도 좋아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명절 같은 명절을 보낸 것 같다’고 좋아했다.
오는 길은 막히지 않는 국도로 두 시간 반 걸려 도착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운전하며 돌아다닌 피곤한 하루였지만, 그러나 진한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행복한 하루였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귀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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